“아파트 벽인지 광고판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에요”
5일 오전 10시께 인천시 연수구 선학동 선학사거리 인근 한 아파트 벽면에는 오피스텔 분양을 광고하는 초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18층에서 다섯 층 아래까지 길게 내걸린 현수막은 정확한 크기를 가늠하기 어렵지만 200m 이상 떨어진 곳에서도 모든 글자가 또렷이 보일 만큼 크다.

비슷한 시각 부평구 갈산역 인근의 한 아파트 벽면에 걸린 현수막도 시민들의 불만을 자아내고 있다.
교차로를 중심으로 위로는 아파트 벽에 걸린 현수막과 아래로는 가로수에 묶여져 있는 현수막들 때문에 마치 현수막 공장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관련법 상 주거지역에 광고 현수막을 걸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데도 아파트 곳곳에 불법 현수막이 버젓이 걸려 있는 것이다.

더욱이 현수막이 내걸린 지 한달여가 다 되가는데도 단속의 손길은 전혀 미치지 못하고 있다.
주민 L씨(38·여)는 “여기저기 아파트 벽에 걸린 현수막들이 워낙 많아 불법인지조차 몰랐다”며 “수개월째 아파트 벽에 현수막이 걸려 있는데도 어떠한 조치도 없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처럼 아파트 벽면이 분양을 홍보하는 광고판으로 전락해 도시 미관을 해치고 있다.
더욱이 일부 아파트에서는 주민단체나 관리사무소에서 광고비용을 받고, 아파트 벽면에 현수막을 걸도록 하는 등 불법을 자행하고 있지만 단속이 이뤄져 철거되거나 과태료를 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에 대해 일선 지자체 관계자는 “최근들어 송도나 청라, 영종, 서창, 논현 등 신도시에 신축 아파트와 오피스텔 분양이 늘면서 아파트 벽면을 이용한 불법 대형 현수막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 ”이라며 “현장에 나가 상황을 파악한 후 현수막을 뗄 수 있도록 바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송매실 기자 cute23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