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관리공단 직원이 무주택 서민을 위한 공공 임대주택의 임차권을 불법 양도, 수억원을 챙겼다가 검찰에 적발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수원지검 특수부(부장검사 김후곤)와 수사과는 임대주택법 위반 등 혐의로 주택관리공단 과장 송모(51·5급)씨를 구속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송씨는 2008년 6월 용인 신갈의 임대주택을 불법 양도하고 1억1500만원을 챙기는 등 지난 1월까지 3차례에 걸쳐 어머니, 조카 명의로 당첨 받은 임대주택 3건을 불법 양도해 모두 2억7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송씨는 주택관리공단 직원으로 무주택 서민을 위한 임대주택 제도의 불법행위를 관리 감독해야 하는데도 자신이 직접 임차권 불법 양도에 가담해 돈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최근 오산 세교, 화성 동탄, 성남 판교 등 지역에서 임대주택 임차권이 프리미엄이 붙어 판매되는 등 임대주택 제도가 투기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첩보를 입수, 수사에 나서 '임차권 원매자-알선(부동산)업자-주택관리공사'로 이어지는 비리고리를 적발해낸 것이다. 임대주택법상 임대주택은 무주택 서민의 주거생활 안정을 위한 목적으로 지어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5~10년간 임차권을 양도 또는 전매할 수 없음에도 송씨는 불법 전매로 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사건이 처음이 아니라 앞서 적발된 주택관리공단 전·현직 직원들도 돈을 받고 불법을 묵인하는가 하면 송씨처럼 직접 불법 전매로 돈을 챙기기도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로 인해 화성 동탄 임대주택은 전체 1096세대 가운데 687세대(약 62%)가 불법 양도되면서 무주택 서민의 내집마련의 꿈을 원천봉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관계자는 "불법을 관리 감독해야 할 주택관리공단 직원들이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하면서 서민을 위한 임대주택이 투기수단으로 전락한 사실이 이번 수사를 통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해 5월 임대주택 불법 양도사범에 대한 수사에 착수, 그동안 송씨를 비롯해 주택관리공단 전·현직 직원 등 4명을 구속기소하고 중간 알선업자 9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한편 임차권을 불법 양도한 원매자 86명을 약식기소했다.
권혁찬 기자 khc996@jkapt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