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관리사가 아파트관리사무소장으로 근무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입주민들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 배상책임을 보장하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주택관리사 공제제도’에 대한 아파트 입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공제제도는 500가구 미만의 공동주택은 3천만원, 500가구 이상은 5천만원의 보증보험가입 또는 공제에 가입하거나 공탁하도록 주택법에 규정하고 있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의 자료에 의하면 공제상품의 기본요율과 특별요율은 기존 손해보험회사의 요율과 같은 0.19%와 0.082%로 500가구 미만의 공동주택에 근무하는 주택관리사가 가입하는 기본 보험료는 5만7천원이며 500가구 이상의 5천만원에 가입하면 9만5천원이다. 여기에 주택관리사의 과실에 의한 사고발생으로 공제금을 지급할 경우를 대비한 대위권제한 특별약관을 적용하면 500가구 미만과 이상의 공동주택은 기본보험료에 2만4,600원과 4만1천원을 더 내야한다. 이 금액은 전혀 환급이 되지 않는 소멸성공제다.
문제는 연간 10~20만원이 훌쩍 넘는 주택관리사의 공제료를 대다수의 아파트에서 입주민들이 부담하고 있다는 점이다. 2009년 공제제도 도입논의 단계에서 입주민 권익단체인 (사)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회장 이재윤, 이하 전아연)가 주민들에게 부담을 전가할 것이라며 강력 반대 입장을 나타내자 당시 대한주택관리사협회장이 건설교통부장관에게 공제조합을하면 주민부담으로 하지 않고 주택관리사 부담으로 한다는 각서까지 써 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재직하는 대다수의 주택관리사들은 공제가입이 입주민들의 손해를 배상하기 위한 제도라며 공제료를 관리비에 전가시키고 있는 실정이며 입주자대표회의는 공제료가 주택관리사 개인이 내야 할 부담이란 사실을 잘 알지 못해 관리소장이 요구하는대로 결제를 해주고 있는 양상이다. 현재 주택관리사협회 회원은 16,570명이고 관리소장으로 취업하고 있는 주관사들도 10,000여명이 넘어 입주민들이 부당하게 부담하고 있는 공제료의 규모가 연간 수십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게다가 실제 일부 주택관리사들의 고의 또는 과실로 입주민들에게 피해를 끼친 사건이 발생해도 원활한 배상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실조사 등을 이유로 보상이 2~3년씩 걸려 지친 입주자대표회의가 배상금의 일부만 지급받고 합의하는 사례마저 발생하고 있다.
비싼 공제료도 원성이 많다. 종전 대한보증보험증권을 제출하던 것에 비해 비용과다의 정도가 크다. 종전 보증증권을 제출할 당시 단지규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2~5만원이면 충분했던 것이 공제증권을 받으려면 2배 가까이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실제 대구시 북구 산격동 D아파트 A관리소장은 공제가입금액 5천만 원에 대한 공제료 10만9천원을 내고 있지만 기존에는 6만원 이하였다. 이 아파트 회장은 공제료를 관리소장이 내야 하는 사실을 알고 관리비로 지급하지 않자 관리소장은 공제료 부담에 불만을 터뜨린 것이다.
주택관리사들이 공제제도의 필요성 여부와 상관없이 가입하는 경우도 많다. 자치관리인 경우 입주자대표회의가 직접 공동주택을 관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에 고용이 되는 주택관리사의 공제가입은 당연하다. 하지만 위탁관리의 경우 주택관리사의 직접 고용인인 위탁관리회사가 입주민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연대보증책임)을 지기 때문에 주택관리사 개인의 공제가입은 필요하지 않다. 상황이 이런데도 관리방식의 70%를 넘는 위탁관리 아파트에 근무하는 상당수 주택관리사들이 맹목적으로 공제가입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아연 김원일 사무총장은 “공제증권의 공제료를 아무리 비싸게 받는다 해도 그건 협회와 주택관리사의 문제로 개입할 의사가 없지만 공제료를 부당하게 입주민들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공제가입 이유가 관리소장인 주택관리사가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해 입주민의 손해를 끼쳤을 경우 이를 배상하기 위한 개인적 필요에 의한 것이니 만큼 자신의 비용으로 공제가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총장은 또 “만약 과거에 주택관리사 공제료를 관리비로 부담한 사실이 있거나 현재 부담을 요구하는 사례가 있다면 전아연으로 연락해 법적대응에 도움을 받으라”고 조언하고 “위탁관리단지 가입배제, 공제료 관리비 부담시 처벌 등을 명시하는 등 주택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창오 기자 jco4321@jkap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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