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입주자대표회의가 공용부분을 점유권원없이 점유한 자에 대해 건물명도 소송을 제기한 사안에서 하급심 법원은, 입주자대표회의는 관리권한만 있을 뿐 구분소유자는 아니라는 이유로 입주자대표회의 청구를 기각한 사례가 있어 소개한다.

원고는 하남시에 위치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로서 2010. 11. 17. 피고 신00와 사이에 이 사건 아파트 내에 위치한 보육시설 129.251㎡(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고 한다)에 관하여 임대차기간 2010. 12. 3.부터 2012. 12. 2.까지, 임대차보증금 20,000,000원, 임대료 월 700,000원(년 8,400,000원)으로 정하여 임대차계약(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그 후 원고와 피고 신00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 당시 ‘피고 신00가 계약종료일까지 이 사건 부동산을 원고에게 명도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계약종료일의 다음날부터 위 부동산의 명도일까지 월 임대료의 1.5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한다’고 약정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2012. 9. 21., 2012. 10. 24., 2012. 11. 13. 3회에 걸쳐 피고 신00에게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기간이 만료되면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통지하였다. 피고 신00는 이 사건 부동산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고, 피고 안00은 어린이집 원장이다. 이 사안에서 법원은 원고의 피고 신00에 대한 청구에 대해서 원고와 피고 신00간 체결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2012. 12. 2. 기간만료로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신00는 임대인인 계약 내용에 따라 원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인도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문제는 입주자대표회의의 피고 안 00에 대한 청구였다. 해당 사건에서 원고는 피고 안00이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공동 임차인으로서 이 사건 부동산을 공동으로 점유하고 있으므로, 피고 안00은 원고에게 위 부동산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피고 안00이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공동 당사자라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는 임대인으로서 위 임대차계약의 종료 사실만을 들어 피고 안00에게 이 사건 부동산의 인도를 청구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더욱이 법원은 그 이유로서 공동주택의 관리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여 시행하는 등의 관리권한만을 가지고 있을 뿐 구분소유권자가 아닌 원고는 피고 안00에게 소유권에 기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인도를 청구할 수 없다고 하여 피고 안 00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즉 입주자대표회의는 관리권한만 있을 뿐 구분소유자가 아니라면 건물명도를 요구할 수 있는 소유권 등을 행사할 수 없으므로 불법점유자인 피고 안00에게 청구할수 없다고 판시한 것이다.

이 판례와 관련하여 입주자대표회의 및 부동산 사건을 전문으로 하는 권형필 변호사는 “입주자 대표회의에 관하여 관리권한을 인정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명도 청구를 인정하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으며 하급심 법원의 견해대로 해석한다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도 집합건물법을 그대로 적용하여 구분소유자 즉 입주자의 과반수 이상의 동의를 득하여야 건물명도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소 제기권자도 입주자대표회의가 아닌 구분소유자 과반수가 하거나 집합건물 관리단이 소를 제기하여야 한다고 해석되는바, 과연 이러한 하급심의 견해가 현실과 부합하는지 지극히 의문스럽다”고 말하고 있다.

권혁찬 기자 khc996@jkapt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