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임절차가 진행 중에 있는 경우, 그 해임절차의 중지를 구하는 가처분신청은 보전의 필요성의 부재로 인용될 수 없다는 판례가 나와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사건 신청인은 이 사건 아파트의 동대표이고 피신청인은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이다. 피신청인 산하의 선거관리위원회는 입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각 동별 대표자 해임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였는데, 신청인은 위 동별대표자 해임을 위한 절차의 진행 중에 그 절차가 부당하다는 이유로 해임절차의 중단을 위한 가처분을 신청하였다.
법원은 일단 일부 동대표의 해임사유가 존재하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피신청인이 동대표 해임절차를 계속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동대표를 해임하기 위해서는 해당 선거구 입주자등의 과반수 찬성이 필요한 점(관리규약제18조제3항), 해임 결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신청인은 사후적으로 해임결의 무효소송 등으로 그 결정의 적법성을 얼마든지 다투어 볼 수 있는 점, 이 사건 신청이 인용되어 이 사건 해임절차의 진행이 중단된다고 하더라도 관리규약상 해당 선거구의 1/10 이상의 입주자등은 해임절차의 진행을 요청할 수 있으므로 입주자대표회의의 운영이나 임원지위를 둘러싼 분쟁은 격화되거나 적어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 기록에 나타난 제반사정을 고려해 보면, 현 단계에서 위와 같은 가처분을 명할 보전의 필요성 또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하여 이 사건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였다.
가처분은 법에서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이라는 요건을 요구하고 있는바, 피보전권리 즉 당사자가 주장하는 상대방의 행위에 법률위반이 있다고 하더라도 보전의 필요성에 해당하는 손해발생의 급박성까지 존재하여야 비로소 가처분이 인용될 수 있다. 이 사건에서도 법원은 피보전권리가 있음은 인정하면서도, 보전의 필요성 즉 손해발생의 가능성이 보전처분을 인용할 만큼 중대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채권자의 가처분을 기각시켰던 것이다.
보전처분 중 가처분의 종류로는 다툼의 대상에 관한 가처분과 임시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이 있다.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자주 만나는 직무정지가처분, 도장 직인 인도 가처분 등은 ‘임시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에 해당하고 이 사건 가처분도 마찬가지다. 입주자대표회의 사건을 전문으로 하는 권형필 변호사는 “임시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은 다른 보전처분과 다르게 보전처분과 본안판단의 효력이 실질적으로 일치하는 만족적 가처분으로서 법원은 이러한 만족적 가처분의 인용을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다.”고 하면서, “임시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의 효력이 실질적으로 본안과 동일한 효력임을 고려하여 볼 때 지극히 타당한 판결이다.”라고 평석한다.
권혁찬 기자 khc996@jkap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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