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하자보수 기간이 지났더라도 부실시공으로 인한 하자가 발견됐다면 입주민들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와 앞으로 이와 같은 단지에서 유사한 판결이 나올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4부(부장판사 임복규)는 대구의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시공사인 포스코건설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하고 포스코건설 등이 11억3000만 원의 배상금을 주민들에게 지급하도록 했다고 12일 밝혔다.

2006년 10월 입주한 대구의 A아파트 주민들은 단지 내 계획돼 있던 팔각정도 짓지 않은 사실을 알게됐을뿐만 아니라 입주 후 아파트 안팎에서 크고 작은 수십 건의 문제를 발견했다.  당장 눈에 띄는 결함은 입주 직후부터 건설사에 보수를 요구했지만 일부만 고쳐 놓을 뿐이었고 이후에도 계속 하자는 발견됐다.  이에 따라 입주자대표회의 등 입주민들은 하자에 대한 시정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건설사는 감정 결과 바닥에 균열이 생기거나 장판지가 들뜨는 현상은 입주 3년이 지나 발생했고 욕실과 발코니의 누수 현상은 5년 후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이를 근거로 "일부 하자들은 하자보수 기간을 넘겨 발생했기 때문에 고쳐줄 이유가 없다"고 맞섰고, 결국 입주민들은 2011년 10월 건설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건설사가 설계도면과 다르거나 부실하게 아파트를 시공한 결과 기능과 미관, 안전상 지장을 초래하는 문제점이 발생했다"면서 "하자 발생 시기에 대한 감정 내용은 추정에 불과하고 입주자들이 이를 알아채지 못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하자가 책임기간 이내나 그 무렵 발생해 현재까지 고쳐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입주 이후 시간이 꽤 흘러 시공상 잘못뿐 아니라 건물의 자연적 노화도 하자에 영향을 미친 점을 고려해 배상액을 하자보수비 16억1000만 원의 70%로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권혁찬 기자 khc996@jkapt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