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와 입주민 사이에 아파트 하자와 관련한 보수로 인한 갈등과 관련 소송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법부부가 관할하는 ‘집합건물법’과 국토교통부가 관할하는 ‘주택법’이 아파트 하자보수 기간을 서로 다르게 규정하고 있어 주무부처가 달라도 사안에 대한 기준은 일치시켜 혼란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일부 의원실과 학계, 업계를 비롯한 단체에서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하자분쟁심사조정위원회’에 접수되는 분쟁 접수가 2011년 327건, 2012년 836건, 2013년 10월 현재 1784건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고 이 가운데 63%(2013. 7월까지 총 1906건의 신청사건 중)가 넘는 1206건이 하자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아파트 하자담보 기간과 관련해 국토부의 ‘주택법’과 법무부의 ‘집합건물법’이 각자 법으로 담보기간을 규정하고 있는데 문제는 집합건물법에서 정하는 하자담보 책임기간이 주택법보다 부위에 따라 1~2년 정도 더 길어 일선에서 법 적용을 놓고 혼선이 일고 있다.
두 법에서 규정한 아파트 하자담보간을 구체적으로 비교하면 아파트의 경우 하자담보 기간은 준공 후 최대 10년으로 같지만 부위별로는 다르게 규정돼 있다.

주택법에서는 ▲도배와 미장, 칠공사, 수공사, 유리공사는 담보기간이 1년 ▲ 타일과 단열 등 옥내가구 공사, 창문틀·문짝 공사 등은 2년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집합건물법에서는 도배공사와 창문틀 공사는 담보기간이 3년, 방수 공사는 5년으로 도배공사는 담보기간이 2년, 창문공사와 방수공사는 각 1년씩 주택법 담보기간보다 길어 아파트 입주민과 건설업자간 법정다툼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적용기준도 이전에는 집합건물법에 아파트는 주택법을 우선 적용한다는 규정이 있었으나 지난 6월 18일부터 이 규정이 빠진 집합건물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아파트 하자와 관련해 어느 법을 따라야 할지 명확하게 규정된 것이 없고 여기에 더해 예전에는 주택법이나 집합건물법 모두 사용검사일을 기준으로 하자담보기간을 정했다. 그렇지만 두 법이 개정된 이후에는 주택법과 집합건물법 모두 공유부분은 사용검사일, 전유부분은 주택을 인도한 날인 ‘분양계약 체결일’로 변경돼 같은 아파트라도 6월 18일 이전에 본 계약을 체결했지만 미분양 등으로 6월 18일 이후 계약을 체결한 입주민의 경우 하자보수기간 적용이 달라진다. 그밖에 문제는 또 있다. 6월 18일 이후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입주민별로 분양계약 체결일이 달라 주택업체에서 아파트 하자관련 보증보험을 가입할 때 일괄적으로 체결하던 예전과는 달리 따로 보험계약을 들어야해 행정비용이 뒤따르게 된다.
이에 대해 입주민 단체와 학계 관계자는 “입주민 권한을 강화시키는 면에서 주택법 하자담보기간을 집합건물법에 맞추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권혁찬 기자 khc996@jkapt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