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달 15일 관련 부처, 업계, 지방자치단체 관계자와 함께 '공동주택 내 층간 소음 평가 및 배상액 산정기준' 공청회를 열고 새 소음 기준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와 배상액 산정 기준을 처음으로 공개하고 이 기준을 대부분 수용해 이르면 내년 2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에 앞서 지난 6월 아파트 연립주택 등 공동주택에서 발생하는 층간 소음 피해 기준을 대폭 강화 '수인(受忍)한도' 기준을 기존 '5분 평균으로 낮 55dB(데시벨·소리의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 이상, 밤(오후 10시~오전 5시) 45dB 이상'에서 '1분 평균으로 낮 40dB 이상, 밤 35dB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 기준을 적용할 경우 진공청소기 소음과 접시가 바닥에 떨어질 때 나는 소리가 35dB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밤 10시 이후 아이들이 10초 이상 거실을 뛰어다니기만 해도 주간과 야간 기준치를 모두 초과하여 아래층에서 이런 정도의 소음을 느낄 경우 위층이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 배상액은 기준 소음도 초과 횟수, 기준 소음도 초과 정도, 피해 기간, 피해자 수 등을 따져 종합적으로 산정해 1분 평균 소음도를 초과할 경우는 최고소음도를 어길 때보다 2배의 가중치를 주기로 했다.
또 피해자 수 평가값은 기본을 1로 잡고 한 명씩 추가될 때마다 0.8, 0.6, 0.4를 더한다. 피해 기간은 월단위로 피해자와 피의자가 함께 산 기간으로 산정하며 피해 기간이 1개월 미만인 경우에는 피해 기간 평가값을 1로 계산한다. 다만 피해 산정 기간은 최대 3년이다. 피해 배상 판결을 받고 가해자가 배상액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피해자는 민사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배상액 지급 기간을 어기면 추가로 이자도 내도록 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또 이번에 '최고 소음도 기준'을 새로 추가해 1분 평균이 아니라 순간적으로 '주간 55dB, 야간 50dB' 이상을 피해 인정 기준으로 정했다. 55db은 아파트 바닥 두께가 21cm일 경우 물을 채운 1.5리터 페트병을 가슴높이에서 떨어뜨릴 때 아래층에서 들리는 소리 크기이며 야간에 성인이 맨발로 10초 이상을 걸어도 50db을 초과하기에 일부에서는 개정된 기준이 과도하고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2005년 이전 시공허가를 받은 공동주택 등에 대해선 실제 배상액을 산정할 때 적용기준을 완화해주는 보정치를 넣기로 했다. 배상 대상 소음 기준이 1분 평균 '낮 45dB 이상, 밤 40dB 이상'으로 완화된다는 얘기다. 수인기준 35dB은 통상적인 심야 침실의 소음도(30dB)와 5dB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배상액 산정 기준 연구를 맡은 박영환 한국소음진동기술사회 이사는 "국내 주택의 90% 이상이 보정치 적용을 받게 될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추가 보정인자를 적용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런 논의를 의식한 듯 “소음이 수인한도를 초과한다고 해서 바로 배상을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소음기준 2회 초과까지는 주의와 경고조치를 취할 방침이다.”라며 “바로 배상절차에 들어갈 경우 공동주택에 같이 사는 사람들의 갈등이 너무 심해질 수 있는 만큼 사전에 대화할 수 있는 완충기간을 둘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산정 기준안이 시행되면 소음 피해 배상액 요청은 중앙 및 지방환경분쟁위원회, '층간 소음 이웃사이센터' 등을 통해 할 수 있고 배상 신청액이 1억을 넘으면 중앙환경조정위, 1억원 미만일 때는 각 시·도 지방환경분쟁조정위로 신청하면 된다. 이 때 분쟁 신고를 받은 해당 기관은 소음 전문가를 피해 주택에 보내 24시간 동안 측정하며 한 번 측정한 데이터는 피해 기간 모두에 그대로 적용된다. 지금까지는 5분 정도만 측정해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다.
층간소음과 관련해 민간 단체인 사단법인 공동주택생활소음관리협회 등에서도 소비자시민모임 등과 지난달 22일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공동주택 관리 관계자 등과 제1회 소음의 날을 지정하고 기념 공청회를 가지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소비자시민모임 황선옥 부회장은 “바닥구조 등 건설기준을 강화했음에도 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므로 이 같은 상황에서 층간 소음의 모든 책임을 입주민들이 지는 것은 부당하기에 층간소음 문제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건설사에도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한편 국토부도 아파트를 지을 때 바닥 두께를 21cm 이상, 물건을 떨어뜨릴 때 소리는 58db 이하, 아이들이 쿵쿵 뛰는 소리는 50db 이하로 하는 ‘주택건설 기준 등에 관한 규정’기준을 정해 내년 5월 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권혁찬 기자 khc996@jkap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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