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진행한 집합건물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에 대한 관리 방안이 부실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임대수익용으로 실제 거주하지 않는 소유자들은 관리실태에 대한 관심이 적었고 관리인은 직접 관리비를 납부하는 세입자들의 자료 열람 요청과 관리비 공개 요구를 회피하거나 아예 준공후 6년이 지난 오피스텔에서는 관리단 집회가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아 총체적으로 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부실하게 관리된 이유 중의 하나는 허술한 법령체계로 서울시에서도 단속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한 것도 한 요인으로 지적됐다.
이번 조사는 서울시가 집합건물에 대한 부조리 개선 요구 민원에 따라 7개 집합건물을 대상으로 선정했지만 3개 집합건물은 조사를 거부 오피스텔 2곳과 상가 1곳, 주상복합 1개소 등 4곳을 점검한 결과 ▲관리인·관리규약 운영 실태 분야 13건 ▲관리업체 운영 분야 11건 ▲공사 및 계약 분야 10건 ▲예산·회계분야 14건 등 총 51건의 지적사례가 나타났다.
지적 사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관리인은 관리단집회 결의를 통해 선임돼야 하는 사항이지만 소유자도 아닌 사람들이 모여 관리단 집회를 개최하고 관리인을 선임한 곳이 적발됐다. 여기에 관리인은 매년 관리단집회를 소집해 예산·결산 내역을 소유자들에게 보고해야 하지만 A오피스텔에서는 2007년 준공 후 6년간 관리단집회가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은 곳도 있었으며 건물 운영수익금 18억원이 증발했지만 지출 증빙자료가 없는 경우도 있었다. 실제 B오피스텔에서는 지하주차장 사용료 4억5000만원, 자산신탁회사의 미분양세대 관리비 12억원 등 총 18억원에 달하는 수익금이 지출 증빙자료도 없이 사라졌다.
시설 내 추가공사에 과정에서의 문제점도 적발됐다. 주택법상 200만원 이상의 공사 및 용역은 공개경쟁 입찰, 대부분 집합건물의 규약도 공개경쟁이 우선이지만 C건물은 CCTV설치 공사 과정에서 주민대표 몇 명이 기존CCTV 설치 업체라는 이유를 내세워 최고가를 제시한 업체와 수의 형태로 계약했다. 그 밖에도 상가 소유주에게 알리지도 않은채 관리단이 스포츠센터와 사용계약을 맺고 사용료를 받고 또 다른 단지에서는 경비원의 수를 9.4명에서 월 평균 17명으로 속여 2년간 2억 6200만 원을 더 챙긴 사례, 오피스텔에서는 입주 사우나 업체의 일반 관리비 5억 원을 세입자에게 전가한 사례, 공실 관리비라며 매월 3만원씩 관리단이 챙기는 등 방법과 형태는 천태만상이었다.
이에 서울시는 이번 실태점검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파악하는 등 현재 시스템을 확인하고 문제가 많은 부분에는 행정이 개입하여 관련 법렵 개정에 나서 ▲행정의 개입근거 및 실효성 확보방안 마련 ▲정보통합관리시스템 구축 및 회계감사 ▲관리인 신고의무화 및 겸직제한 등 제도개선 사항을 중앙부서에 건의하고 지속적인 실태점검을 통해 지적 및 수범 사례를 함께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행정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는 오피스텔 등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갖고 함께 보듬어 나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중앙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집합건물법 등 관련 법령의 개정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권혁찬 기자 khc996@jkap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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