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의 하자책임 기간을 놓고 법무부와 국토교통부가 명확한 기준을 정하기로 합의했지만 법규는 그대로 놔두고 두 부처가 비공개회의를 통해 정한 것이어서 입주자와 주택사업자 간 분쟁이 잦아드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4일 법무부과 국토부는 하자담보책임기간 시작일에 대한 규정을 지난해 6월19일 개정법 시행일 이전에 ‘사용검사일’을 받은 건물의 경우 예전 규정대로 전유, 공용 모두 사용검사일부터 하자담보책임을 지면 된다고 밝혔다.

현재 아파트 등 집합건물 하자담보책임기간은 법무부가 관할하는 ‘집합건물법’과 국토부 관할 ‘주택법’이 동시에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6월19일 법 개정으로 두 법은 주택 내부 등 전유부분은 구분소유자에게 인도한 날, 복도·계단·주차장 등 공용부분은 사용검사일로 하자책임담보기간 기산점으로 정했다. 개정 이전 분양된 공동주택은 종전 규정을 따르도록 했다.
문제는 개정 이전 ‘분양된 건물’이라는 규정에 대해 해석이 엇갈렸다. 주택업계는 분양이라는 단어를 ‘입주자모집공고를 낸 때’라고 봤지만 대법원은 2012년 3월 ‘분양 전환되는 임대아파트의 하자담보책임기간 기산점을 임차인에게 인도한 날로부터’라고 판결했다.

이렇게 되면 같은 단지라도 분양 단지가 한꺼번에 계약되면 전체적으로 하자담보 기간이 같지만, 차례차례 계약이 되는 분양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하자보수로 공동주택이 날을 지새워야 한다. 주택업체 발급하는 하자보수보증서도 가구별로 날짜와 담보 기간이 달라진다.
법무부는 국토부와 조율된 하자책임 기간내용을 담은 공문을 지방자치단체에 보낼 예정이지만 개정법이 이미 시행되고 있고 법규는 그대로 놔둔 채여서 혼선은 불가피하고 각 법원에서 유권해석과 다르게 판시할 가능성도 있어 법 개정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창오 기자 jco4321@jkapt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