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회가 4월 11일 전원위원회 첫 회의를 열어 최조임금 논의를 시작한 가운데 아파트경비원을 중심으로 한 감시단속적 근로자들의 대량 해고사태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2007년 전 정부가 감시단속적 근로자들에 대한 최저임금의 예외적용을 폐지하자 전국의 많은 아파트들이 무인경비시스템으로 전환해 수많은 아파트경비원들이 실직의 칼바람을 맞은바 있다.

정부가 이후 아파트경비원에 대한 최저임금을 5년간에 걸쳐 일정부분 감액해주는 편법을 동원해 일단 대규모 감원파동은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감액률 적용이 마감되는 2014년 이후엔 또 다시 감원파동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노인일자리 창출의 가장 큰 노동시장이었던 아파트 경비원의 경우 60세 이상의 고령자들이 대부분으로 임금 상승부담에 따른 해고가 이뤄질 경우 이들은 대개 곧바로 극빈층으로 전락할 것이란 지적이다. 전아연은 감액률 재연기와 함께 고령자에 대한 일정한 임금보전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파트 입주민의 입장에서 보면 내년 경비원 임금을 지금보다 25%가량 더 부담해야 한다.

우선 최저임금 감액률(최저 임금의 10%) 적용이 올해 말로 종료돼 내년부터는 법정 최저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여기에도 올해 최저임금위원회에서는 내년 최저임금을 최소한 지난해 수준에서 인상할 개연성이 크다.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시급 5천210원)보다 28.6% 오른 6천700원을 요구하고 있다. 노동계 요구의 1/3만 적용해도 10%가량 인상요인이 된다. 일부 호봉제를 실시하는 아파트단지에서는 호봉상승분도 포함시킬 경우 임금이 현재보다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적지 않은 아파트단지에서 일반관리비의 과다를 이유로 경비원제도를 폐지하고 무인경비시스템으로 전환하거나 경비원을 두더라도 60~70세에 이르는 고령자를 배제하고 소수의 젊은층 경비원을 두는 방식으로 바꾸겠다는 태세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을 일률적으로 적용해 고용 취약계층의 고용시장을 더 악화시키지 말고 고령자들이 주로 취업하는 아파트경비원에 대한 최저임금법 예외적용이 계속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고용노동부 등 관계당국은 더 이상의 적용예외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선희 기자 sungod@jkapt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