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아파트의 분양 전환과정에서 건축비의 상한 가격을 의미하는 ‘표준 건축비’가 아닌 건설 당시 ‘실제 투입된 건축비’를 기준으로 분양가를 산출해야 한다는 취지의 법원 판결이 나와 주목된다. 춘천지법 행정부(강성수 부장판사)는 2007년에 준공돼 5년간의 임대의무 기간을 마치고 2012년 일반 분양전환된 A임대아파트 입주민들이 홍천군과 임대사업자를 상대로 낸 ‘분양전환승인 취소’ 소송에서 주민들의 손을 들었다.

분양 전환 당시 주민들은 저렴한 가격에 분양받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82.5㎡(25평형)의 가구별 평균 분양전환가격이 새 아파트 가격과 맞먹는 9천630여만원으로 책정되자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분양전환을 승인한 홍천군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임대아파트의 분양 전환가격의 산정 방식 중 건축비 계산 방식을 두고 주민들은 건설 당시 투입된 건축비를, 임대사업자는 표준건축비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에 재판부는 ‘표준건축비를 기준으로 건축비를 산정한 것은 위법해 분양전환 승인은 취소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무주택자의 주거생활 안정을 보호하려는 구 임대주택법의 입법 목적을 감안해 적법한 분양 전환 가격에 아파트를 분양받아 주거의 안정을 기할 필요가 있다”며 “새로이 분양 계약을 체결한다고 해서 심대한 혼란이 빚어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송매실 기자 cute23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