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일부 아파트단지 내 어린이집이 운영기준에 적합하지 않아 구청이 사용승인을 내주지 않자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가 건설사와 구청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우는 비단 대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운영기준에 부적합한 아파트단지 내 어린이집은 대구에서는 서구만 해도 5곳에 이른다. 대구 전체로 보면 40여 곳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영유아보육법에는 ‘보육실은 건축법령상의 층수와 상관없이 해당 층 4면의 100분의 80 이상이 지상에 노출돼 있고, 해당 층 주출입구의 하단이 지표면으로부터 1m 이내인 층에 설치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때문에 대부분 아파트단지 내 어린이집은 어린이들의 안전, 위생, 채광, 환기 등 영유아보육법의 취지에 맞춰 지상인 1층에 설치돼 있다.

하지만 대구 서구 평리동 R아파트의 어린이집은 허가조건에 맞지 않는 ‘반지하’에 설치돼 구청으로부터 사용승인을 받지 못해 2009년 12월 준공 이후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2009년 7월 입주한 달서구의 E아파트 1·2·3단지 3개 아파트단지 내 어린이집도 지하에 위치해 사용승인이 불허됐고 2009년 6월 준공된 달서구 월성동 W아파트도 어린이집이 ‘지하’에 설치돼 있어 달서구청으로부터 사용승인을 받지 못했다. 이들 입주자대표회의는 최근 법규를 위반해 어린이집을 지하에 설치한 건설사와 구청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건설사는 어린이집 허가조건을 반영하지 않은 건축을 한 책임이 있고 구청은 관련 법규에 어긋난 건축행위에 허가를 해 준 잘못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입주민들은 관공서가 적법하게 허가해 준 건축물을 믿고 입주했는데 건축허가를 내 준 당사자인 구청이 어린이집 ‘사용승인’을 해 주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건설사의 잘못된 건축과 건축을 허가했으면서도 사용승인은 해주지 않는 행정관청의 따로따로 행정 때문에 아파트입주민들은 멀쩡한 아파트단지 내 어린이집을 외부의 어린이집을 이용해야 하는 황당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