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희수 의원(경북 영천)이 공동주택의 관리비를 공용부분의 보수, 교체 및 개량 등의 수선비용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주택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공용부분의 보수, 교체 및 개량 등의 수선비용은 반드시 장기수선충당금으로 사용할 것을 의무화한 것이다. 장기수선충당금은 아파트의 유지·보수를 위해 입주민들이 매달 내서 적립하는 돈이다.

대규모 수선공사를 하게 되면 한꺼번에 목돈이 들기 때문에 입주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입주 1년 이후부터 조금씩 나누어 적립토록 한 것이다. 법규에서는 공용부분의 내구연한을 감안, 장기수선계획에 의해 산출된 금액을 적립토록 하고 있다. 국토해양부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아파트의 ㎡당 장기수선충당금은 평균 87원이다. 전용 85㎡의 경우 월 7000~8000원 정도를 내고 있다. 현행법상 입주자대표회의 및 관리주체가 장기수선충당금을 용도 외의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또 장기수선계획을 수립하지 않거나 충당금 적립을 하지 않을 때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자치단체장의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500만원의 과태료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 처분을 내리도록 규정되어 있다.

정 의원의 이번 개정안은 관리비의 경우 아파트에 거주하는 입주자 또는 사용자가 공동주택의 유지를 위해 부담하는 것이고 장기수선충당금의 경우는 소유자만이 공용부분의 보수, 교체 및 개량을 위해 부담하는 것으로 관리비를 수선공사에 사용하지 말 것을 규정한 것이다. 하지만 상당수 아파트 입대의는 정 의원의 개정안에 대해 현실을 무시한 채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는 개정안이라고 혹평하고 있다. 정 의원의 개정안에 따르면 아파트 입주민의 유형을 관리주체가 단순 사용자, 소유자, 소유자이자 사용자로 구분해 관리비를 따로 부과해야 한다.

또한 장기수선충담금을 사용해야 하는 ‘대수선’이 아닌 일반수선의 경우 관리비를 사용해야 하는데 개정안에서는 이를 구분할 명문 규정이 없다. 따라서 정 의원의 개정안은 단순 사용자와 소유자가 충동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현재로서도 단순사용자가 관리비에 부과된 장기수선충담금의 경우 사용자 퇴거 시 전액 소유자가 반환하도록 규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