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제정된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법’이 7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지난 1월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아파트 단지 내 어린이 놀이터가 하나 둘씩 사라지고 있다. 이 법은 설치 검사를 받지 않고 어린이들이 이용하도록 한 놀이시설 관리 주체에 대해 1년 이하 징역에 처하거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하고 있다.

(사)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이하 전아연)와 아파트 입주민들은 설치검사를 의무화 해 검사비용은 물론 한 곳당 수천만 원씩 들여야 하는 시설비용으로 인해 관리비가 크게 상승할 것이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지만 안전을 강조하는 사회분위기로 인해 법은 시행됐다. 하지만 전국의 적지 않은 아파트는 개·보수할 여력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어린이 놀이터를 임시 폐쇄하고 있다. 특히 임대아파트 등 서민형 아파트에서는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각 아파트에서는 어린이놀이터 주변을 출입 통제선으로 둘러치고 사용금지를 알리는 문구를 내걸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설치검사를 받지 않은 채 놀이터를 이용하게 한 관리주체’로 처벌받기 때문이다. 오갈 데 없는 어린이들의 동심이 상처받고 있다. 가뜩이나 놀 곳이 마땅하지 않은 어린이들은 폐쇄된 놀이터 주변을 서성거리다 집으로 돌아가거나 차들이 들락거리는 주차장, 도로 등에서 뛰어다니고 있다. 지자체들은 어린이놀이터 폐쇄에 따른 민원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놀이터 개·보수 보조금을 지원하거나 지원을 검토하고 있지만 지원 가능한 재정마련이 쉽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렇다고 아파트 자체 시행을 강제하기도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