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관리소장들이 입주자대표회의 임원이나 동별 대표자들을 잇따라 고발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이들은 아파트 관리업무와 관련해 입대의가 견제하거나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하는데 강하게 반발하며 법률적으로 역공을 취하고 있다. (사)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아파트관리사무소와 입대의 회의실에는 보안문제와 아파트입주민 알권리 차원에서 대부분 CCTV가 설치돼 있지만 이것이 엉뚱하게도 관리소장들의 고발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일부 관리소장들은 관리사무소에 입대의 의결도 없이 CCTV를 설치한 후 스마트폰으로 이를 검색할 수 있는 앱을 설치해 입대의 회장 등이 관리사무소에서 한 말이나 행동을 녹화·녹취해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하고 있다.

전아연은 일부 관리소장은 입대의 회장의 전문성 부족을 이용한 주문형 고발을 하는 사례도 있다며 아파트회장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전아연에 따르면 대구의 A아파트 관리소장은 경비용역업체 선정공고를 하면서 자신이 직접 하지 않고 입대의 회장에게 ‘공고기간’을 물었다. 이 소장은 국토부고시에 규정한 14일간 의 공고기간을 대표회장에게 알리지 않고 ‘5~7일간 하면 되지 않겠나’는 대답을 유도한 뒤 이를 문서로 작성했다. 뒤늦게 공고기간이 14일이라는 사실을 안 대표회장은 관리소장에게 자신이 작성한 문서를 회수하려고 관리사무실로 갔고 때마침 어디론가 팩스를 보내고 있는 서류를 뽑다가 문서가 찢어졌다.

그러자 이 관리소장은 공고기간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사실은 외면한 채 대표회장이 팩스에서 뽑다가 찢어진 ‘대표회장 작성의 문서’ 파손을 이유로 재물손괴죄와 업무방해 혐의로 대표회장을 경찰에 고발했다. 전아연 김원일 사무총장은 “대부분의 관리소장들은 입주민들의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과 효율적인 관리업무에 노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일부 관리소장들이 악의적으로 대표회장의 실수를 유도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