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중개인이 아파트 면적을 잘못 알려줘 시세보다 비싸게 아파트를 샀다면 부동산 중개인이 손해를 일부 배상해야 하지만 본인도 50%의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부장 김성수)는 최근 아파트 면적을 잘못 알려줘 손해를 봤다며 A씨 부부가 부동산 중개인 B씨 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A씨에게 44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A씨 부부는 2013년 11월 서울 강남에 아파트를 마련하기 위해 한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찾아 부동산 중개인 B씨로부터 평수가 각기 다른 아파트 여러 곳을 소개받아 집 상태를 확인했다.

공급면적 152.06㎡(46평형) 아파트 두 곳을 보고 마지막으로 한 곳을 더 보러 가면서 B씨는 ‘이 아파트도 46평형’이라고 설명했다. A씨 부부는 마지막으로 본 집을 구입했다. 매매대금 10억원을 내고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쳤다. 하지만 A씨 부부가 계약한 아파트는 125.61㎡(38평형·전용면적 105.89㎡)이었으며 이 주택의 당시 시가는 9억1200만원으로 8800만원을 손해 본 셈이었다. 뒤늦게 등기부 등본에서 아파트 면적을 확인한 홍 씨 부부는 “공인중개사가 아파트 면적을 정확히 알려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잘못된 정보를 알려줘 손해를 입게 했다”며 B씨와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연대해 8800만 원을 배상하라고 법원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피고 등이 매매계약 당시 이 아파트 면적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고 나중에 원고들의 항의를 받고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됐음이 인정된다”며 “중개업자가 확인·설명 의무의 대상인 아파트 면적에 관해 그릇된 정보를 제공한 과실이 있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아파트를 방문하고 나서 매매계약을 했고, 계약서에도 전용면적이 기재돼 있었으므로 홍 씨에게도 면밀하게 확인하고 신중히 결정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 중개인의 배상 책임을 50％인 4400만원으로 제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