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이 2014년 대표발의한 공동주택관리법이 지난달 24일 본회의를 통과해 내년 7월 23일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특혜입법 논란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사)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이하 전아연) 등 입주민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독소조항을 잔뜩 포함한 법안을 대표 발의한 김 의원에 대해 전 국민의 65% 이상을 점유하는 공동주택 입주민들의 공적으로 지목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 의원은 아파트 관리체계를 선진화하고 현행 주택법 중 공동주택관리와 관련된 내용을 분리하는 내용의 ‘공동주택관리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토부에 중앙공동주택관리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해 층간소음이나 동대표 선거 관련 분쟁, 공사·용역 집행 관련 분쟁 등 각종 생활분쟁을 중재하는 역할을 맡도록 했다. 또한 공동주택관리 민원 상담과 공사·용역에 대한 자문, 관리상태 진단 등의 업무를 지원할 공동주택관리 지원기구도 신설하도록 했다.

아파트 동대표 후보자 결격사유 확인을 위한 범죄경력 조회를 하도록 하고 관리사무소장의 업무에 대해 입주자대표회의가 ‘부당하게 간섭을 알 경우’ 지자체를 통한 사실조사 및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전아연 등은 공동주택관리법이 아파트 입주민들의 사적자치권과 소유권을 지나치게 제한하고 있으며 관리소장인 주택관리사에게 치우친 불평등으로 인해 입주민의 권익이 철저하게 무시된 법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공동주택관리법안에는 대한주택관리사협회(대주관)에 특혜를 주는 조항이 수두룩하다. ‘하자분쟁조정위원회’와 ‘중앙분쟁조정위원회’의 위원 자격에 ‘주택관리사로서 공동주택의 관리사무소장으로 10년 이상 근무한 사람’으로 규정했다.

공동주택관리 지원기구가 요구하는 책임연구원 및 연구원 직원 등의 필수 인력 채용과정에서 대주관 회원 및 국토부 출신 공무원들이 대거 투입될 수밖에 없어 ‘관피아’(관료+마피아) 양성법안이란 비난도 있다.

특히 실질적으로 대주관을 지칭한 ‘공동주택관리의 전문화를 위해 설립된 법인’에게 입주자대표회의위원회 구성원 교육과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의 운영 등의 권한을 위임·위탁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또한 동대표 임기제한(2년 1회 중임)과 관리소장을 제외한 동대표 범죄경력조회, 관리소장에 대한 모호하기 짝이 없는 ‘업무 부당간섭 배제’ 등도 대표적인 악법규정으로 지목되고 있다.
무엇보다 ‘업무 부당간섭 배제’ 조항은 관리소장이나 위탁관리회사가 입주자대표회의의 관리감독권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로 사용돼 주민의 의결기구이자 주민의 대표체인 입대의의 정상적인 활동조차 위축시킬 소지가 많다는 지적이다.

전아연은 ‘공동주택관리법’ 시행을 위한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독소조항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정부청사 집회는 물론 행정소송 제기, 헌법소원 등 동원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