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자산평가 기준일인  사업시행인가 고시일은 최초 사업시행인가고시일을 의미한다
 

▲ 박혁묵 변호사(벵가즈법률사무소)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에서 관리처분의 토대가 되는 종전자산 평가기준일은 사업시행 인가고시일이고, 건축물이 사업시행인가고시일 이전에 철거될 경우는 철거 허가를 받은 날을 기준으로 한다(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48조제1항 제4호).

정비사업이 최초 사업시행 인가를 받고 이를 토대로 관리처분계획이 수립되어 종료되는 경우는  한 번의 사업시행인가 뿐이기 때문에 위 규정 적용에 논란의 여지는 없다.

그런데 최초 사업시행인가 이후 상당기간 경과 후 사업시행인가가 변경되어 부동산 가격의 변동이 있는 경우 종전자산 평가기준을 최초 사업시행인가 때로 할 것인지 변경된 사업시행인가 때로 할 것인지 논란이 될 수 있다. 

정비사업조합이 2007. 8. 16.경 최초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2011. 5. 26.과 2012.10. 19. 사업 시행 변경인가를 받아 최초 사업시행계획에 비하여 공동주택의 규모, 건축연면적,주택평형별 세대수 등을 변경하였으나 종전자산 평가는  최초 사업시행인가일을 기준으로 하여 관리처분 계획을 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최초 사업시행인가고시일을 기준으로 종전자산을 평가한 것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16. 2. 18.선고 2015두2048 판결).

최초 사업시행 인가로부터 5년 이상 경과한 시점에  사업시행인가가 변경되었고 그 기간 상당한 정도의 부동산 시세 변동이 있을 수 있는데 종전자산 평가를 최초 사업시행인가 시점으로 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다소 불합리하다고 볼 여지가 있고 그런 이유로 소송이 시작되었을 것이다. 

대법원의 주요 판결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도시정비법에 따른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은 정비구역내의 토지 등 소유자가 종전자잔을 출자하고 공사비 등을 투입하여 공동주택 등을 새로이 건설한 후 조합원에게 배분하고 남는 공동주택을 일반에게 분양하여 발생한 이익을 조합원들 사이의 출자비율에 따라 나누어가지는 사업으로서 관리처분계획의 내용으로서 종전자산가격의 평가는  상대적 출자비율을 정하기 위한 것인 점 

②도시정비법 제48조 제1항 제4호가 원칙적으로 사업시행인가일을 기준으로 종전 자산가격을 평가하도록 정하면서 , 사업시행계획이 변경된 경우 종전자산가격의 평가를 새로 하여야 한다는 내용을 두지 않는 것은 평가시점에 따라 종전자산의 가격이 달라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방지하고 종전자산의 가격평가시점을  획일적으로 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사업 완료 후 총수입에서 총사업비를 공제한 금액을 종전자산의 총가액으로 나눈 비례율에 조합원의 종전자산가격을 곱하여 산정되는 조합원별 권리가액의 산정방식에 비추어, 종전자산가격이 사후에 상승하였다고 하더라도 종전자산의 총 가액을 분모로 하는 비례율이 하락하여 그 상승분이 상쇄되므로 평가시점의 차이로 정비구역 내 종전자산 가격이 달라져도 반드시 권리가액이 달라진다고 볼 수는 없어 최초 사업시행인가 고시일을 기준으로 종전 자산가격을 평가하도록 한 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는 점 "

대법원 판결 이유 중 위 ②항의 이유가 법 규정의 문언적 의미와 법 규정의 취지에 충실한  이유라면 위①, ③항의 이유는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구조의 이해를 위한  핵심적 키워드인 “비례율”의 개념과 기능에 관한 설명으로서 위 판결의 실질적 이유라 할 수 있다. 

최초 사업시행인가고시  후  부동산가격이 상승하고 그 시점에 다시 종전자산을 평가하여 조합원 별 종전자산가액이 상승하더라도, 상승된 종전자산가액에 의하여 비례율이 하락하기 때문에 종전자산가격에 비례율을 곱하여 산출하는 조합원별 권리가액은 실질적 변동이 없다.

조합원별 권리가액과 사업비 분담비율이 달라지지 않는데  종전 자산 재평가를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출할 필요는 없다. 대법원 판결이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조합원의 이익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최초 사업시행인가 이후 5년이 넘도록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지 못하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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