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미화원이 아파트 주차장에 무심코 버린 꽁초 때문에 불이 나 입주자의 자동차가 타버렸다면 미화원은 물론 용역업체와 아파트 관리소장 등도 손해를 함께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김모(60)씨는 몇 년 전부터 아파트 청소를 하며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다. 2010년 11월 15일, 김씨는 평소와 다름없이 아파트 청소 구역을 둘러보기 위해 청소업체 운영자인 정모(51)씨와 함께 A아파트 주차장에 들어섰다.
현장을 확인하고 돌아서며 습관처럼 담배를 꺼내 물고는 몇 모금 피운 뒤 별다른 생각 없이 배수로에 꽁초를 버렸다.
성남지원 민사6부(재판장 이성진 부장판사)는 최근 아파트 거주자 황 모(44)씨가 아파트 미화원 김 씨와 용업업자 정 모 씨, 아파트 관리소장 홍 모(61)씨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차값 4천59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화재는 아파트 미화원 김 씨가 버린 담배꽁초의 불씨가 배수로에 있던 인화물질에 옮겨 붙어 발생했다. 뒤늦게 상황을 인식한 관리소 직원들이 신고를 해 소방차가 급히 달려오긴 했지만 배수로 근처에 주차돼 있던 아파트 거주자 황 씨의 BMW 자동차는 모두 불에 타버린 뒤였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불법행위가 본래 직무인 청소업무와 밀접하게 관련된 이상 동행한 정씨도 민법상 사용자책임으로서 화재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며 “아파트단지 관리소장은 직원들의 CCTV 감시업무를 적절히 감독하지 않은 과실이 있고, 홍 씨를 고용한 B종합관리도 손해를 함께 배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창오 기자 jco4321@jkaptn.com